"숨이 꼴딱꼴딱 넘어가고
나를 잊버릴 정도로 춤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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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애 / 한국무용가
▲ 윤정애씨.

“어떤 경지에 도달했을 때만이 무아지경(無我之境)이 아닙니다. 땀이 온 몸에서 뚝 뚝 떨어지고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정도로 나를 잊어버리는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대상, 전 그것이 춤입니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윤정애씨(42.사진)는 진정한 춤꾼이다.

 

혼신을 다한 춤사위가 끝나고 들려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와 자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 그것 역시 그를 무대 위에서 춤을 추게 한 이유였다.

 

15년 간 제주특별자치도립예술단 수석단원으로 활동한 그가 최근에는 무용 지도자로 나섰다.

 

전공학과 하나 없는 제주지역 무용예술이 언제까지나 열악하다는 이유로 손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창 꿈을 꾸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용을 가르치고, 또 일반인들에게도 춤이라는 장르가 그리 어렵고 낯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나선 것이다.

 

지난 2년 전부터는 무용강사들이 모여 교습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면서 제주지역 무용예술의 저변확대를 위한 제주무용교육원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무용은 지루하고 난해한 장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장애인과 학생, 노인 등을 대상으로 무용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그를 만난 16일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과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몸을 맡기고 ‘정답 없는’ 무용예술의 매력을 만끽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이 이제 와서 무용전문가를 하려고 배우는 것이 아니잖아요. 춤을 추면서 즐겁게 웃을 수 있으면 되는 겁니다. 무용을 하면서 평소 사용하지 않던 신체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고 어르신들은 일석삼조라고 합니다. 이제 마지막 한 시간 남겨뒀는데 수강생은 매번 늘어나요.(웃음)”

 

-처음 춤을 시작한 계기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춤을 떼어내고 인생을 말할 수 없다. 학교 옆 무용교실에서 나는 소리를 따라 우연히 찾아간 것이 ‘춤 인생’의 시작이었고, 그때 만났던 분이 제주도립예술단의 뿌리인 김희숙 선생님이다.

 

-무용은 어떤 사람들에게 좋은지.

▲무용은 언제나 웜업(warm up)- 본 수업 - 마무리가 기본패턴이다. 흥의 최고조에 이르는 본 동작 전에는 준비운동을, 끝난 후에는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는 마무리가 있기 때문에 불안한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무용지도사로 활동하게 된 이유는

▲무용을 하고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장소만 다를 뿐 둘 다 ‘춤꾼’이다. 그동안 무대 위에서 후회없이 뛰었다. 무용은 모든 사람들이 향유해야 하는 문화이다. 그러나 현재 도내 무용교육은 전공자를 키워내기 위한 것이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전무하다.

 

-기억에 남는 무용교육은

▲서귀포 온성학교와 제주시 영송학교에서 특수장애 학생들을 가르쳤었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지만 만들어진 안무를 외워서 동작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감정이 중요하다. 내가 더 배우고 느끼는 시간들이 많았다.

 

-무용예술을 감상하는 방법.

▲과거에는 심오한 뜻을 내포한 어려운 동작들이 인정받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춤도 일반인들에게 쉽고 간결하게 다가가기를 원한다. 국립박물관이 지하철을 찾아가서 ‘격이 없는’ 공연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보는 대로 느끼면 된다.

 

◇윤정애는…

1969년 제주시 출생, 한성대 졸업, 전 제주특별자치도립예술단 수석단원, 홍익예술단 안무가, 한국무용교육원 이사, 제주무용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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