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한 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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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어떤 면에서는 ‘술 세상’이다.

아침에 보는 신문에도 술 광고가 빠지지 않는다.
모델로 등장하는 남과 여는 미남과 미녀들이다.

이들의 패션 또한 상당히 자극적이다. 마치 술만 마시면 만사 OK 같다.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어쩌면 우리는 아침부터 심야까지 매일매일 술 마실 핑계를 만들어 낸다.

기뻐서 한 잔, 화가 나서 한 잔, 슬퍼서 한 잔, 즐거워서도 한 잔이다.
누구를 만나도 술이요, 누구와 헤어져도 술이요, 산에 올라서도, 바다에 낚시 가서도 술이다.
우리는 언제나 술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를 술이라 할까.

▲심리학자 이상헌씨가 말하는 요일별 술 먹는 핑계를 보자.
‘월요일은 월급 탄 기념으로 술을 마시는 날, 화요일은 화를 참지 못해 마시는 날, 수요일은 수틀리는 일이 생겨 마시는 날, 목요일은 목적 달성 기념으로 마시는 날, 금요일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토요일은 토론을 하기 위해 마시는 날이며, 일요일은 일 없으니 무료해서 술을 마셔 두는 날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술 소비 1위라는 명예를 빗대면서 웃자고 지어낸 얘기일까. 아니면 사회가 다양한 문화를 개발하거나 수용치 못하는 정신세계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일까.

▲최근 대기업에서 부서 간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 독특한 사내 이벤트를 마련했다는 소식이다.

이름하여 ‘대포 한 잔 합시다’.
한 지붕 아래 일하면서도 단지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교류가 적다 보니, 조직과 능률을 극대화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모양이다.

서로 다른 부서 직원들은 처음엔 서로 서먹서먹했으나 쌓이는 빈 소주병과 비례해 마음의 문도 열려 갔다는 전언이다. 회사 분위기도 좋아지고 동료들끼리 친해지는 계기를 조성하는 술자리는 이젠 대중적 이벤트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각 정당은 일일 주점을 마련, 유권자와의 접촉을 늘리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장소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많이 들르는 곳으로 주로 수도권 30대를 겨냥한 아이디어였다.

일반 정당 집회처럼 인원 동원을 하지 않고도 찾아오는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현장 토론도 갖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뒀다는 후문이다.

술 예찬론자는 아니지만, 이렇듯 술자리는 과음만 피한다면 사회 발전의 자양분이 아니던가.

엘리베이터에서 얼굴만 마주치는 아파트 이웃들이여, “우리 대포 한 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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