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와 삶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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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혼자 있을 시간도, 우리 외부에서 주어지는 즐거움을 주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도, 그저 우리의 모든 근육과 감각을 편히 사용할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주5일 근무제가 점차 확산돼 법적으로 보장된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직장인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야근에 시달리고,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으로 거듭나 시간을 쪼개가며 자기계발에 힘쓴다.

우리사회가 노동과 부지런함과 시간 절약에 대한 찬미가 넘쳐나기 때문일까.

여전히 ‘게으를 수 있는 권리’나 ‘느림의 미학’은 발붙일 곳이 없어 보인다.

바야흐로 다음 달부터 공직사회에도 전면 도입되는 등 2011년까지 점차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다.

주5일 근무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이후 가족중심의 여가활동 등 삶의 질이 어느 때보다 더욱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충실한 가족여가가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가족단위 여가활동은 구성원 간 응집력 및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자녀에 대한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등 긍정적 기능이 많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주5일 근무제 자체가 가족 여가생활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여가 인프라의 확대나 종합적인 여가정책 등 공공부문을 포함한 개인 및 가족단위의 대비가 필요하다.

즉, 자신은 물론 가족의 여가선호나 가족생활주기,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주체적이고 개성적인 가족여가문화를 개발하는 일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일상을 벗어난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풍요로운 삶을 위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다면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시청, 독서와 같은 활동도 계획적인 프로그램 선택이나 감상 표현, 토론 등이 연결된다면 훌륭한 가족 여가활동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특별요리나 자녀와 함께 하는 가구조립 등도 가족이 함께 함으로써 여가화할 수 있는 활동이다.

또 가족자원봉사활동도 고려해봄직 하다.

이는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이 봉사활동을 통해 건강해지고 지역사회에 기여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에 그렇다.

여기에는 소비적 활동에서 느끼지 못하는 뿌듯한 만족감을 제공받을 수 있는 또다른 이점이 있어 더욱 권장할 만하다.

특히 부부의 역할 분담 등 가족간의 민주적이고 평등한 관계 구축도 성공적인 가족여가를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도내 한 지자체는 주5일 근무제를 앞둬 소속직원들에게 휴일근무 금지와 정상 퇴근을 적극 권장해 호응을 얻고 있다.

대신 가족과 부모, 스승과의 오붓한 시간에 더 할애해 소중한 이들과의 일체감을 돈독히 하라는 취지여서 더욱 호감이 간다.

가족과 또는 동료, 이웃과 함께 즐거운 여가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여가시간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여가활동을 실속있게 꾸려나가는 개인적.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현명한 여가생활을 통해 보다 건강하고 향기로운 삶은 가꿔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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