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자치단체장 지난 세월과 남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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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이면 주민들의 손으로 선출된 자치단체장 시대가 개막된 지 10년이 된다. 1995년 7월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단체장들에게 일정 권한을 위임해 준 주민들이 느끼는 민선단체장에 대한 추억은 무엇일까.

이런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각종 학회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그간 도내 단체장들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이하 경실련)은 민선단체장 시행 10주년을 맞아 전국 경실련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민선 지방자치 10년간 민원서비스, 행정정보공개 등은 개선된 반면 선심성 행사, 무분별한 개발 등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개선점으로는 *주민 민원서비스 확대 *행정정보 공개 및 홍보 강화 *사회복지서비스 *자치단체 정체성 강화*지방공무원 의식개혁 등이 꼽혔다.

반면 악화된 점으는 *선심성 행사 *무분별한 난개발 *지역경제의 편차 *지역이기주의 *지방공무원의 타성적 행동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간 갈등 등이 지목됐다.

또 향후 중점 투자해야 할 분야로는 지역경제활성화, 사회복지서비스, 환경문화서비스, 지방공무원 의식개혁, 행정정보 공개 및 홍보 강화 등 순으로 지적했다.

한국지방정부학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된 '지방정부의 인사공정성 강화방안에 관한 연구'논문에서는 설문조사에 응한 공무원들 가운데 10명중 7명꼴인 72.3%가 단체장 직선 이후 인사가 종전보다 더 정실에 치우치고 있으며 선거로 인해 공무원간 갈등도 많아졌다고 응답했다.

또 민선단체장 시대가 개막된 후 올 2월까지 142명의 단체장이 각종 범법행위로 기소됐다. 이는 단체장 4명중 1명이 뇌물수수, 선거법 등 각종 위법행위로 기소된 셈이다.

이 같은 평가속에 단체장들의 임기는 1년도 채 안남았다.

내년 5월 31일은 민선 4기 지방동시선거날이다. 단체장들은 서서히 하산에 대해 생각하고 채비할 시점이다. 도내 단체장들 가운데도 일부는 아직도 정상에 머물고 싶은 심경이고 또 다른 일부는 발 삐지 않고 무사히 하산한 후 새로운 인생을 대비하고 싶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단체장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제주사회의 현안은 산적한 상태이다. 특별자치도 추진, 행정계층구조 개편,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 7대 선도프로젝트 추진 등.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단체장들이 남은 임기 내내 조급함과 초조함으로 도민여론을 무시한 채 무리수로 승부를 걸려 한다면 도민사회는 더욱 시끄럽고 여전히 빨간불인 지역경제는 결단이 날 것이다.

도민발전에 단체장들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다면 때 이른 무더위에 도민들의 화증만 더해질 것이다.

도민들이 제주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고 대처할 문제인 만큼 단체장들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할 현안은 아니다.

이 현안은 도민 따로, 도정 따로, 시.군정 따로식의 '따로 국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단체장들은 남은 기간동안 민의를 거슬려서는 안된다. 남은 임기 동안 도민들이 하라는 일과 하지 말라는 일을 구분하고, 하라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은 무엇이 제주를 위하는 것인가를 생각해 '선택과 집중'을 해도 짧은 시간이다. 지금은 '우중(우중)의 시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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