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명작의 '이유있는 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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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미술관, 기획전 '창조와 모방'전 27일 개막

100여 개의 십이지상은 하나같이 왼쪽 팔에 서류가방을 들고 똑같은 출근길에 서 있다. 매일 찢어지는 듯 울려대는 알람소리에 깨어나 똑같은 동선을 따라, 똑같은 아침을 맞이하는 현대인들. 12가지의 동물처럼 얼굴 모습은 다르지만 높은 학별, 많은 재산, 끝없는 출세 등 자본주의 체제에 종속돼 획일화된 우리들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조대원씨의 ‘신십이지상’은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국가를 건설하고 만리장성을 쌓은 진시황제를 지키고 서 있는 수 백 명의 수호병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먹의 농담으로 완성된 빼어난 절경의 산수화가 아이들의 장난감 레고와 크리스탈, 실리콘 등 공업소재로 다시 그려졌다.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 참여작가로 유명한 황인기씨는 ‘오래된 바람’을 테마로 3개의 디지털 산수화 시리즈를 선보인다. ‘디지털 ’흑백의 대비가 검정, 노랑의 대비로 대체 됐지만 웅장하고 수려한 경치에 대한 분위기는 그대로 살아있다.

 

전통과 현대, 양분화된 세계의 충돌과 이중 감흥이 이색적이다.

 

오른쪽에서 왼쪽을 바라볼 때 붉은 바탕의 단순한 대나무 숲이 왼쪽에서 오른쪽을 바라볼 때는 대나무 숲에 숨은 5마리의 호랑이까지 볼 수 있다. ‘지독한 그리기’의 작가 김동유씨가 민화를 차용한 ‘증식된 이미지’. 밋밋한 캔버스를 요철 형태로 만들어서 탄생시킨 흥미로운 작품이다.

 

어디선가 한 번은 본 듯한 명화와 명작들이 새로운 기법,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됐다.

 

제주특별자치도립미술관(관장 부현일)이 27일부터 오는 11월 27일까지 ‘창조와 패러디(parody)’ 기획전을 개최한다.  명화나 대중적인 이미지를 차용해 재창조한 작품들의 향연이다.

 

이번 기획전에는 ‘이중초상화’로 유명한 김동유씨, 극사실주의작가 한중옥씨, 설치미술계의 ‘빨대 작가’ 홍상식씨 등 국내작가 13명이 참가해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부현일 관장은 “대중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이미지에서 발현된 미술작품들은 누구나 친근하게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라면서 “원작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패러디를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달 7일에는 기획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도 마련된다.

문의 제주특별자치도립미술관 710-4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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