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기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박성준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즐거운 추석이다. 고향 가는 교통편 챙기랴 부모님 선물 사랴 몸은 바쁘고 힘들지만 마음에는 무언가 여유와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때다. 예로부터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고 한 것처럼 추석은 풍요와 행복의 상징이다. 팍팍해진 살림살이, 너무나 높은 장바구니 물가를 생각하면 마음 한 곳에 걱정이 가시지 않지만 오랜만에 본 가족들과 얘기하다 보면 그러한 걱정이 저절로 잊혀진다. 더욱이 올해는 잦은 호우에 이은 늦더위에 지친 탓인지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선선해진 것만으로도 한가위가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금년도 제주경제에 대한 수정전망을 발표하면서 금년도 제주지역 경제성장률이 지난 4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 근거는 노지감귤 생산이 기상이상에 따른 개화 지연 및 낙과 증가로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겠으나 건설업이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좋아지고 서비스업도 관광객 증가로 상당한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업의 경우 최근까지도 내외국인 모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제주경제를 살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제주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은 최근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 미국경기 둔화 등으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제주경제도 궁극적으로는 한국경제의 틀 속에서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국내경기가 둔화되면 제주경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겠지만 지금까지는 국내경기의 상승기조가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기조가 꺾이더라도 그 영향은 내년에나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경제전망이 종전보다 좋아졌다고 해서 모든 기업과 모든 부문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좋아지는 기업과 부문이 나빠지는 기업과 부문보다 많아짐을 의미할 뿐이다. 경제전망이 좋아지더라도 여전히 나빠지는 기업과 부문이 있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체감경기는 지표경기와 괴리될 수 있다. 우리 기업 또는 우리 가계는 안 좋은데 왜 경제가 좋다고 하는지 항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도내 기업들에 대한 서베이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 8월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비제조업은 업황이 개선되고 앞으로도 좋아질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조업의 경우 식음료품을 중심으로 업황이나 자금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금도 도내에 어려운 기업들이 많다는 것은 앞으로 제주경제가 계속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정책당국이 도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물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지원은 무조건적이 아니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려운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선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것이 유한한 재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길이다. 기업들이 할 일은 더 많다. 당국의 지원에 연연하지 말고 근본적으로 자기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요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없고서는 기업들이 생존하기가 어려운 시기이다. 더욱이 혹시 내년에 닥칠지도 모르는 궂은 날씨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민·관의 합심된 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내년에는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더욱 풍성한 한가위를 맞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