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로 제주관광 리셋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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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

제주관광이 활황이다. 적어도 관광객 수에 있어서는 그렇다. 내국인관광객은 최근 2~3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 초만해도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외국인관광객도 최근 중국과 동남아관광객 급증으로 8월까지 전년 대비 17.5%라는 무서운 속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관광객 증가 원인에 대해서는 항공·선박 접근성 개선, 올레 열풍, 각종 매체에 의한 홍보 효과, 중국 및 동남아관광객 급증, 대형 크루즈유람선 입항 증가, 바오젠 등 해외 대형 인센티브단체 유치, 세계 7대 자연경관 도전에 따른 홍보 및 브랜드 가치 확대 등 다양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관광인의 한사람으로서 반갑고 가슴 뿌듯한 감회를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최근의 관광객 증가세는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이전과 성격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즉 제주관광의 수용태세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과 혁신 프로그램이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수요측면에서 올해 확실시되는 800만명 관광객시대에 필요한 숙박시설 등과 같은 필수 인프라가 충분한지, 이에 대한 확충 프로그램은 마련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 7월과 8월 성수기에 숙박난으로 극심한 고생을 했다는 얘기가 공통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필수 인프라시설이 한계점에 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공산품의 경우 수요가 급증하면 관련 생산라인을 단기간에 확충하여 대응할 수 있지만 숙박시설과 같은 인프라는 단기간에 확충하거나 보완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서 관광객 증가에 따른 기본인프라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외국인관광객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일본 중심에서 중국과 동남아시장 중심으로의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인관광객은 지난 1998년 처음으로 제주를 찾은 이래 10년 만에 제주를 찾는 외국인관광객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 됐다. 올해 5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인관광객을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일이 이제 일상사가 되고, 말레이시아 등 무슬림시장의 관광객들도 매년 세 자리에 가까운 경이적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도 중국인관광객을 위한 인력이 부족하고 음식, 문화적 차이 등에 기인하는 기본적인 수용태세도 많이 부족한 상태이고, 특이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무슬림의 음식문화 등에 대한 대응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이제 개별관광객(10명 이상이냐 미만이냐의 단순 구분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모든 여행일정과 예약을 직접 수행하는 독립여행자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나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음)이 내국인관광객의 80% 이상을 점하는 주요고객이 되었다. 이에 따라 내국인 관광객을 둘러 싼 관광산업 생태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며, 관광객들의 활동공간, 소비시장이 제주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관광객을 위한 친절 서비스와 응대, 산업적 접근이 전도적으로, 전도민이 참여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최근 제주관광의 긍정적인 변화는 매우 고무적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요즘만 같아라’라는 콧노래가 절로 난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 취해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제주관광은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의 호황으로 변화를 위한 기초 체력이 갖춰진 지금이 바로 제주관광을 더욱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살을 빼고, 근육을 만들고, 체질을 바꿔 제주관광을 새롭게 다지는 리셋버튼을 누를 수 있는 적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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