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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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를 지켜본 국민이면 누구나 안타까움과 답답한 심정이 교차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4강 신화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우리 청소년 선수들이 공만 쫓아다니다가 기진맥진하는 모습을 보며 조직력과 정신력만으로는 더 이상 세계적인 팀과 맞서기는 힘들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브라질 나이지리아 스위스등과 죽음의 조 F조에 속한 한국은 출전에 앞서 한번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으나 뛰어난 개인기 앞에서는 속수 무책이었다.

그나마 나이지리아전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16강 진출의 문턱인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한마디로 세계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경험한 한판이었다.

사실 이들 3개 팀과 경기를 하면서 볼 컨트롤에서부터 드리블과 패싱 능력 그리고 슈팅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한수 아래였다.

어쩌면 혹시나 하는 요행을 바랬는지 모른다.

축구천재 박주영을 앞세워 세계 강호들을 물리치려고 했으니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3개 팀의 선수 대부분은 박주영과 실력이 엇비슷하거나 능가하는 개인기를 갖추고 있었다.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 볼 컨트롤과 수비수를 가볍게 따돌리는 환상적인 몸놀림 그리고 정확한 패싱 능력에다 결정적인 슈팅력은 부러움을 떠나 예술이라고 극찬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한국 역시 못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3개 팀을 따라 잡기에는 개인기에서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체력과 정신력 만큼은 세계 어느 팀과도 비교해도 앞섰다곤 하지만 개인기에서 뒤져 자멸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기에서 뒤쳐지다 보니까 볼을 뺐지 못해 쫓아만 다니고 정확한 패스가 이뤄지지 않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조직력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개인기의 중요성을 실감한 대회 였다.

결국 승리지상주의에서 비롯된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병이 드러난 셈이다.

어릴 때부터 무조건 이기는 축구 그리고 성적내기에 급급한 축구에 매달리다 보니 기본기를 소홀한 탓이다.

아시아에서 최강인 한국이 이 빠진 호랑이가 되어 일본과 중국에 마저 추월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기는 축구에서 즐기는 축구, 기본기에 충실한 축구를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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