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숙박시설 위주의 개발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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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5기 막바지 대거 확대...업체측, 카지노 추진 공식화 예정

정부는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복합리조트인 신화역사공원 사업의 건축 인·허가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신화역사공원 사업자 측에 숙박시설 규모를 재조정할 것과 카지노시설의 운영계획 등을 명확히 밝히라며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건 것과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는 대목이다.

▲사업 예정 부지 현장=지난 29일 오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산35-7번지 일원의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복합리조트 건설 예정부지.

현장에는 이미 도로와 전기 등 도시기반시설이 갖춰졌으나 건축물이라고는 설계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현장사무소 가건물이 전부였다.

사업의 논란을 의식한 듯 공사 현장 예정부지 입구에서는 경비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부지는 전체 398만5601.4㎡ 규모이며 테마파크 및 호텔로 구성된 A지구(89만5985㎡)와 테마스트리트 및 휴양리조트인 R지구(102만5715㎡), 식음문화테마관과 휴양리조트인 H지구(59만7928㎡), 항공우주박물관과 숙박시설로 조성되는 J지구(146만5973㎡)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J지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419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직접 개발·운영하고, A·R·H지구는 홍콩 란딩그룹과 겐팅 싱가포르의 합작법인인 ㈜람정제주개발이 2조 9798억원을 투입해 복합리조트인 리조트월드 제주 조성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대규모 숙박시설 사업계획 변경=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의 숙박시설은 2009년 11월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정계획 공고 당시 A지구 관광호텔 1200실, 콘도미니엄 133실 등 모두 1333실이었다. 이후 2012년 12월 A지구의 일부를 R지구로 분할했고 올해 5월 개발사업시행 승인 변경을 통해 A지구 관광호텔 2880실, R·H지구 콘도미니엄 1900실 등 4780실로 3.6배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신화역사공원의 용적률을 당초 16% 이하에서 23%로 변경하고, A지구 높이를 12~15m에서 20m 이하로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임택빈 ㈜람정제주개발 수석부사장은 이와 관련, “신화역사공원에 들어서는 리조트월드 제주에는 싱가포르의 리조트월드 센토사에서 수족관 부분 등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들여온다”며 “센토사의 경우 현재 객실 1700실로도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제주에는 최소 2000석 이상의 객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선 6기 도정 출범을 앞두고 민선 5기 막바지에 사업계획 변경이 이뤄지면서 숙박시설이 대거 늘어난 것에 특혜 논란 등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 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은 “센토사의 경우 호텔 객실이 1700실인 것을 감안하면 2800실이라는 규모는 카지노 이용객 수요를 고려한 것이고, 특히 분양이 가능한 휴양형 콘도미니엄의 급증은 시세차익을 노린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람정제주개발은 테마파크에 따른 숙박수요량을 근거로 규모를 다시 산정해 제시하라는 제주도의 요구에 맞춰 호텔 200여 객실, 콘도 800여 객실 등 1000여 객실을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추진 공식화하나=지난 2월 외신들은 란딩그룹이 홍콩 현지 기자회견에서 제주 복합리조트 조성을 밝히면서 구체적으로 200개의 VIP용 테이블을 포함해 800개의 게임 테이블이 구성된 카지노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란딩그룹은 카지노 문제에 대한 제주 지역사회의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지난 4월 제주하얏트호텔 내 카지노 ‘벨루가 오션의 운영권을 1200억원에 인수했다.

현행 제주관광진흥조례에는 카지노 영업장 이전은 허가사항이지만 신규 허가보다는 기존사업에 따른 귀속성격이 높은 것으로 인정돼 영업장의 이전을 허용했던 기존 사례들이 있다.

다만 게임테이블 등의 확대는 현행보다 1.5배 이상 증가할 경우 중대 변경 사유로 간주돼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에 벨루가 오션의 카지노 영업장이 이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재 5종류, 33개의 게임 테이블과 머신게임 30대 이외에 게임 테이블을 추가하려면 도지사의 허가가 필수다.

이에 따라 람정제주개발은 카지노 건축물의 사용 목적을 정확히 밝히라는 제주도의 요구에 맞춰 개발사업 시행 변경 승인 신청을 통해 카지노 추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감사원 감사 착수=감사원은 제주참여환경연대가 감사 청구에 따라 이달 초부터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의 용역 발주방식과 토지 매각 및 조성계획 변경, 환매권 대상 여부 등을 집중 감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JDC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성계획 변경 등은 10여 년간 16번의 투자유치 실패의 경험과 주변 여건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과 JDC 용지 규정에 개발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계획 변경과 토지 매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환매권과 관련, 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토지 환수가 가능하도록 람정제주개발과 계약서에 명기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해석의 차이가 발생할 소지가 큰 것으로 최종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정책결정의 잘잘못이 가려질 전망이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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