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위해 이주한 청년, 제주의 변화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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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지사 후보 라이프 스토리-기호 6번 녹색당 고은영
물신주의 20대, 지역 활동가로 변신한 30대
토론회·커뮤티니 거점 활성화…시민행동 조직
여성 최초 도지사 후보…녹색 정치 실천 선언

물신주의에서 탈출하다=녹색당 고은영 후보(32·기호 6)1985년 서울 성동구 홍익동에서 태어났다. 서울에서 학업을 마쳤지만, 학력 차별 없는 제주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출신 학교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누구보다 빨리 성공하려 했던 서울의 도시 빈민 2라고 했다. 물신주의를 신봉하던 20대에 홍보회사에 취업해 검증되지 않은 영양제를 극찬하고, 동남아 노동자를 쥐어짜 생산한 옷을 갖고 한 계절 짜리 유행으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고 후보는 201410월 제주관광공사에 취직을 하면서 제주로 이주했다. 풍요로운 삶을 약속받았지만, 그는 3개월 만에 그만뒀다. 이어 제주창조경제혁센터에서 잠시 근무를 했다.

그는 양적 관광과 사업 위주인 관광공사에서 계속 일하는 것에 회의를 느꼈다. 창조경제센터는 국책 사업 군불 지피기 작업이어서 그만두게 됐다며 사직 이유를 밝혔다.

지역 활동가가 되다=그는 노동 현장에서 제주의 현실을 처음 맞닥뜨렸다. 청년 노동자를 경시하는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텃밭 하나 가꿀 시간이 없었다. 월급을 아무리 모아도 방값을 내기가 버거웠다.

비혼(非婚) 여성임을 알면서도 결혼을 종용하는 직장 내 성차별과 남녀 임금 격차도 당황스러웠다.

그는 삶의 터전인 제주의 속 모습을 알게 됐다. 사람 대신 자연을 개발하며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제주가 있었다. 사람과 공동체, 자연을 정성스레 가꾸는 것을 파괴하고 해체하는 모습을 봤다.

제주에서 취업 보이콧을 선언한 후 기본소득을 받는 날까지 지역의 활동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죠.”

낡은 정치세력에 저항하다=“제주 사회의 주체인 도민과 뭇 생명들은 양적 관광정책에 밀려 언제나 후순위였다. 지역의 토건세력과 정치인들은 외부 대자본에 제주를 팔아치우고 있었다.”

평생 살던 동네를 재개발로 잃은 기억을 가진 그는 오랫동안 배제당한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과 함께하기로 했다. 제주에서 시민이 아니었던 1인 청년 가구, 비혼주의자, 백수, 성 소수자 등과 어울렸다. 그리고 유쾌한 녹색 친구들을 만나면서 두 번째 전환을 맞이했다.

여전히 가난하고 힘이 없지만 깊이 신뢰하는 이들과 상상한 것을 실현하고자 고군분투하기로 했죠.”

그는 정기적인 시민 토론회와 생활문화 커뮤니티 거점을 만들어 시민의 힘을 기르고자 했다.

장애인, 청소년, 성 소수자들이 발언권을 얻는 데 함께했다.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축소 반대와 오라관광단지 반대를 위한 초당적 시민행동을 조직해 시민 위에 군림하는 낡은 정치세력에 저항을 했다

여성 최초로 도지사 후보가 되다=평범한 하루에서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일이 즐거웠지만,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2공항을 반대하는 한 당원이 보낸 메시지가 그를 흔들었다.

도의원과 국회의원, 제주도지사까지 어떻게 한 명도 우리 편이 없을까요?”

하루빨리 실력 있는 정당이 되는 것이 옳았다. 어둡고 불평등한 성장을 넘어 도민의 삶을 위한 녹색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해야 옳았다. 늦었지만 그 일을 하기로 했다.

그는 희망의 증거가 되기로 했다. 제주도지사 선거 사상 최초로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 여성 후보가 되기로 했다.

그는 시간과 정성이 드는 일을 가장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탈성장과 생태주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나침반으로 삼기로 했다. 이어 생활문화와 협동경제, 평생교육 공동체가 숲의 덩굴처럼 얽히는 건강한 괸당문화를 복원하기로 다짐했다.

고 후보는 폭압적 국가권력이 작동될 때 도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세계 녹색당을 통해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초국가적 연대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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