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분권과 남북 경제협력 등 눈여겨봐야”
“지방자치분권과 남북 경제협력 등 눈여겨봐야”
  • 진주리 기자
  • 승인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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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여건 악화 등 당면과제 제시...워라벨 문화 위한 사회적 기반 조성 언급
국비 증액 위해 공무원들 열정 필요...전국적 파급력 보일 사업임을 강조해야
남북관계 변화 등 국제정세 적응 필요...인구감소 대비책 등 철저 준비 당부도
지난 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新보 ‘제주人 아카데미 강좌’에서 문성유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이 강연을 펼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지난 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新보 ‘제주人 아카데미 강좌’에서 문성유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이 강연을 펼치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예산은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의 매커니즘입니다. 당면한 경제사회 문제를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되, 지출 구조조정과 우선순위 재조정을 통한 재정사업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400조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다뤄왔던 예산통인 문성유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54)은 지난 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아카데미아홉 번째 강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기재부는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예산 및 세제를 총괄하는 부처다. 문 심의관은 그동안 국가의 살림살이를 책임져 온 예산전문가로 제주 출신 가운데 기재부에서 가장 먼저 국장(이사관)에 올랐다.

사회적 욕구 충족에 최선=그는 당면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하는 게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 편성에 앞서 장기적으로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어떤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할 지 전문가와 많은 토론을 한다면서 일자리 여건 악화, 성장동력 둔화, 소득분배 악화, 삶의 질 기반 미비 등을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문 심의관은 내년도 예산의 첫 번째 과제는 일자리 문제라며 일자리 여건은 2017년 말부터 계속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에코세대가 취업연령에 접어든 상황으로 향후 몇 년간 일자리 시장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코세대란 베이비부머 세대가 메아리처럼 불러온 세대라는 뜻으로 1979~1992년생 인구를 지칭하는 단어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경쟁력이 낮고, 자동차·조선 등 주력업종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재정적 투자도 필요하다면서 주력업종이 전문 인력을 빨아들이지 못하면서 실업자가 늘고 있다. 4차산업 혁명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예산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문 심의관은 취약계층 소득 감소를 감안한 사회양극화 해소, ‘워라벨(Work & Life Balance)’ 문화 안착을 위한 사회적 기반 조성, 소득분배 개선 및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국가 책임 확대 등을 언급했다.

중앙정부와의 조화=문 심의관은 제주도가 국비를 많이 확보하려면 공무원들의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연초가 되면 각 부처가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여러 가지 정책을 수립한다. 5월까지 부처와 예산 협의를 하게 되는 데 이 과정에서 제주도가 공통되는 사업을 찾아내서 협의하는 게 가장 우선 시 돼야 한다며 이해 관계가 맞지 않으면 사업 미반영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적 예산이 아니냐고 부처 담당자가 손사래를 칠 경우, ‘당장은 지역적이지만 결국은 전국적인 파급력을 보일 사업임을 강조하고 설득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기재부에 예산을 설명하러 와서 처음에 반려되더라도 이를 보완해서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갖고 다시 설득하면 반영될 수 있다제주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갖는 만큼 열정도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재부나 관련 부처에서 반대하면 게믄 말주하며 포기하는 공무원들이 많은 데 그러면 예산 확보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부처 담당자도 평소 갖고 있는 논리가 있지만 지속적인 설득에 동화되고, 상대방의 절실함에 따라 스스로 반성도 하게 된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람을 보고 예산을 주라는 선배들의 가르침을 마음 속에 깊이 새기고 있다

인맥 관계가 아닌, 사람이 사업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갖고 절실한 지 보라는 것이라며 그런 사업은 예산이 반영되도 차질없이 잘 되더라고 했다.

 

문성유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의 강연을 듣고 있는 제주인 아카데미 참여자들의 모습.
문성유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의 강연을 듣고 있는 제주인 아카데미 참여자들의 모습.

제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문 심의관은 제주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사회와 시대적 흐름에 대한 상황 분석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 시대는 큰 틀에서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양극화가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고,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과 남북관계 등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문 심의관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으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재정분권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맞춤형 이양대상을 발굴하고, 제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분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공식, 비공식적인 루트로 논의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첨언했다.

이와 아울러 문 심의관은 올해 들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금강산 관광 정상화 등 남북 경제협력 계획이 발표된 만큼 남북관계 변화 등 국제정세에 적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광 수요가 분산될 시 재도약 방안, 관광산업 외 대체산업 발굴을 위한 고민, 인구 증가세 둔화에 따른 향후 인구감소 대비책 등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제주는 자연과 사람이 자산이기 때문에 자연환경 보존과 일자리 문제가 핵심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청정 환경을 유지하면서 청년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특히 제주도의 환경기여금 도입과 관련해 제주도가 독자적으로 대응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면서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분권위원회의 충분한 협조 하에 의지화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느냐고 충언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