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달려가는 구원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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⑳사라봉 산지등대(下)
제주로 입항하는 선박들에게 섬 존재 알리는 첫 불빛
일몰녘 이곳 찾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추억거리로
산지등대는 일몰의 명소이기도 하지만 밤바다를 밝히는 사라봉의 명소다. 김해곤 作 ‘어떤 예감’
산지등대는 일몰의 명소이기도 하지만 밤바다를 밝히는 사라봉의 명소다. 김해곤 作 ‘어떤 예감’

종아리를 걷으라 한다

 

혹시 너에게

또는 누군가에게 누를 범한 일은 없었나,

그 잘못들 죄가 돼버린 것은 아닌가 하여

불혹의 종아리 걷어 올렸더니

 

차알싹!

차알싹!

 

수평선이 핏빛이다

-박영희의 일몰전문

 

산지등대 전망대에선 제주항이 한눈에 보인다. 일몰의 명소이기도 하지만 밤바다를 밝히는 사라봉의 야간 명소다. 특히 밤바다를 수놓는 집어등과 더불어 서치라이트처럼 빙글빙글 돌며 보내는 섬광! 추자도는 물론 남해의 여러 섬까지 도달한단다. 어린 날 내 고향에서도 15초에 한 번씩 섬광이 반짝이는 게 보였다. 그럴 때면 동네 조무래기들과 어울려 제주시 사라봉 자살터 등대불 펠~하고 합창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등대불이 다시 켜지곤 했다.

별도봉 자살터엔 도체비불 펠~/‘다시 한번 생각하라등대불이 펠~/한 모금 내뱉는 사이/ 펠롱 펠롱/~아버지란 제목의 내 졸시다. 중년의 아버지 어깨는 가장이란 이름으로 늘 무겁다. 그 짓누르는 삶의 애환을 한모금 담배연기에 실어 내뱉으면 ~하고 희망처럼 등대불이 켜진다는 걸 짧은 행간에 담아보았다.

김정희와 시놀이팀이 박영희의 ‘일몰’을 낭송한다. 사봉낙조의 주인공인 사라봉에서 일몰을 뒤로한 채 읊조리는 시가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김정희와 시놀이팀이 박영희의 ‘일몰’을 낭송한다. 사봉낙조의 주인공인 사라봉에서 일몰을 뒤로한 채 읊조리는 시가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김정희 낭송가가 박연술의 춤과 노을을 보며 즉흥 자작시 사라봉 등대에서를 낭송한다. ‘하얀 등대로 오른 춤꾼이 바람을 날린다/바람의 여신/낙조 아래 불타듯 바람속으로 뛰어들고/구름에서 일어난 빛이/ 마을을 내비친다/저녁 빛으로 내린다/

서란영이 팬플룻과 오카리나로 ‘등대지기’, ‘More Than I Can Say’ 등을 연주했다. 산지등대에서 듣는 노래가 온몸을 휘감으며 기억 저편의 소중한 추억을 하나둘씩 꺼내든다.
서란영이 팬플룻과 오카리나로 ‘등대지기’, ‘More Than I Can Say’ 등을 연주했다. 산지등대에서 듣는 노래가 온몸을 휘감으며 기억 저편의 소중한 추억을 하나둘씩 꺼내든다.

서란영이 팬플룻으로 등대지기‘Emagine’을 오카리나로 앵콜곡 ‘More Than I Can Say’를 연주했다. 산지등대에서 듣는 등대지기, 추억의 팝송 ‘Emagine’이나 ‘Oh oh Yea yea~ ~ I love you more than I can say~’로 시작하는 ‘More Than I Can Say’. 한글로 토를 달아놓고 따라 부르던 팝송을 팬플룻, 오카리나의 감미로운 선율로 들으니 감흥이 더 새롭다.

시놀이팀 이정아, 이혜정, 장순자가 박영희의 일몰을 낭송한다. 한구절씩 세 사람이 번갈아 낭송하기엔 시가 짧아 아쉽다. 장엄한 노을을 보며 혹여 잘못한 일은 없는가, 하루를 되돌아 보는 이 시간. 시인은 대뜸 종아리를 걷으라한다. 혹시 ‘’너에게잘못한 것이 가 된 것은 아닌가 가슴이 철렁 한다. 바다속으로 들어가려면 옷을 걷어올리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 그 걷어올린 종아리를 파도가 차알싹!’ ‘차알싹!’ 때린다. 그 사이 수평선이 핏빛으로 물이 든다는 짧지만 울림이 큰 시다.

산지등대는 제주로 입항하는 선박들에게 섬의 존재를 알리는 첫 불빛이란다. 등대 중에서도 길잡이 등대인 셈이다. 일몰녘 이 등대에서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되리라.

사라봉 산지등대 전망대에선 바람난장 가족들. 일몰의 명소이기도 하지만 밤바다를 밝히는 사라봉의 야간 명소에서 한눈에 보이는 제주항을 뒤로하고 또 하나의 의미있는 난장을 펼쳤다.
사라봉 산지등대 전망대에선 바람난장 가족들. 일몰의 명소이기도 하지만 밤바다를 밝히는 사라봉의 야간 명소에서 한눈에 보이는 제주항을 뒤로하고 또 하나의 의미있는 난장을 펼쳤다.

=문순자

그림= 김해곤

사진·영상=채명섭

춤과 소리=나무꽃 박연술과 은숙

엘토 색소폰=고결

팬플룻·오카리나=서란영

시낭송=김정희와 시놀이

음악감독=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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