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첫 재판…‘계획적’ vs ‘우발적’ 공방
고유정 첫 재판…‘계획적’ vs ‘우발적’ 공방
  • 김두영 기자
  • 승인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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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전 남편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전 남편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에 대한 첫 재판에서 이번 사건이 계획적 범행인지, 아니면 우발적 범행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전개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12201호 법정에서 살인과 사체훼손·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달 열린 공판준비기일에는 불참했던 고씨는 이날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 612일 검찰에 송치된 이후 두 달 만이다.

피고인석에 착석한 고씨는 고개를 푹 숙여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상태로 재판부가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에 짧게 답했다.

또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본격적으로 진행된 재판에서는 계획적 범죄를 주장하는 검찰과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는 변호인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잘 듣고 이 사건 무거운 진실을 마주하면서 법정에서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A4용지 10페이지 분량의 공소사실을 낭독했다.

이어 모두진술에 나선 변호인 측은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 중 살인과 사체훼손·은닉은 인정했지만 계획적 범죄에 대한 부분과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특히 변호인 측은 피해자인 전 남편 A(36)가 결혼생활 중 고씨에게 과도한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강한 성욕이 있었음을 강조하며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렸다.

또 카레에 넣었다고 검찰이 주장하는 졸피뎀을 A씨가 먹지도 않았으며, 졸피뎀 반응이 나온 혈흔은 A씨와 몸싸움을 벌이던 과정에서 묻은 고씨의 혈흔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변호인 측은 고씨가 CCTV에 얼굴을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 신원을 감추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은 점, 검색 내용은 당시 뉴스에 나온 버닝썬 사태 등을 검색하다 연관검색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뤄진 점 등을 주장하며 이번 사건이 우발적인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수사기관의 편향되고 왜곡된 내용과 오해 속에서 피고인이 저주를 받고 살아가도록 할 수 없다왜곡된 확증편향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균형을 잡아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변호인 측 주장을 반박했다.

우선 경찰이 압수한 이불에서 피해자의 DNA가 확인됐으며 여기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만큼 피해자가 졸피뎀을 복용했음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또 고씨가 연관검색이 아닌 직접 특정 단어를 이용해 검색을 한 사실도 인정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측은 비극의 단초를 피해자의 행동으로 돌리려는 피고인의 주장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객관적 증거는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재판 나흘 전 선임된 변호인이 충분한 검토기간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함에 따라 다음달 2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