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주워도 하루 1만원 못 벌어” 어려움 호소
중국서 폐기물 수입 금지해 국내 공급과잉 현상
제주시내 곳곳 방치…수거 업체도 “이런 적 처음”
“폐지론 이제 돈 못 벌어요. 먹고살아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폐지 가격이 폭락하면서 폐지를 주워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지역 재활용 수거 업체들에 따르면 도내 폐지 가격은 2018년 ㎏당 100원대를 형성했다가 지난해 6~7월경 70원대로 떨어졌고, 현재는 20원대 머물러 있다.
그동안 행정에서 ㎏당 20원을 지원해왔지만, 지난해 12월 10일부턴 이마저도 끊겼다.
9일 오전 제주시 오라2동에서 신문을 줍고 있던 한 어르신은 “예전에는 종일 폐지를 모아 팔면 2만원에서 많게는 3만원도 벌었는데, 지금은 ㎏당 20원밖에 쳐주지 않아 1만원도 벌기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폐지 가격이 2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이유는 2018년부터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외부 반출이 막혀 국내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차량을 타고 제주시지역을 1시간가량 돌아본 결과 편의점 밖에는 물론 길가나 클린하우스 등 곳곳에 폐지들이 쌓인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활용 수거 업체들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폐지 수거를 전문으로 하는 제주시지역 한 업체에는 지난해 여름부터 처리하지 못한 폐지 1200t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 업체는 수거한 폐지들을 도내 한 제지공장에 팔지만, 제지공장 측으로부터 물량이 넘치니 앞으로 폐지를 보내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주워오는 폐지도 단골에 한해서만 받는 중”이라며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 이런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분명 도내 폐지 처리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