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휴지기 끝내고 물꼬 튼 ‘다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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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돌문화공원(下)
‘세계를 위해 보존된 유산’ 돌문화공원서 대자연과 조화 이루며
시 낭송·색소폰 연주·합창 등 다채로움 가득한 공연 성황리 개최
2022년의 첫 바람난장이 지난 3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돌문화공원에서 열린 가운데 관계자들이 행사를 마무리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2년의 첫 바람난장이 지난 3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돌문화공원에서 열린 가운데 관계자들이 행사를 마무리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미래는 만족하지 못하는 자의 몫이라고 했던가. 올해 들어 처음 갖는 난장인 만큼 조금은 낯설고도, 마치 돌전인 아가들의 걸음마처럼 다소 들떠서 뒤뚱이는 분위기다. 차분히 잘 추스르고 일상으로 복귀하라는 듯 드넓은 대자연의 품도 응원해마지 않는다.

단 한 번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으면서/ 단 한 번도 그 자리에 멈추어 서지 않는/ 그를 나는 무엇이라 이름 부르리/ 그와 함께 먼 길 걸어가다 보면//

내 앞엔 듯 뒤엔 듯 옆엔 듯/ 또 내 마음 한복판엔 듯//

들어앉는 그를 정말 무엇이라 부르리/ 씨뿌리던 어머니가 있었고/ 보리 거두던 아버지 잠시/ 붉은 노을과 함께 기대시던 곳//

돌담 숭숭 난 구멍처럼/ 마음 한 구석 아련히 젖어오는/ 그를 나는 무엇이라 이름 불러야 하리//

-‘제주돌담’ 전문, 김광렬

미래는 만족하지 못하는 자의 몫이라고 했던가. 올해 들어 처음 갖는 난장인 만큼 조금은 낯설고도, 마치 돌전인 아가들의 걸음마처럼 다소 들떠서 뒤뚱이는 분위기다. 차분히 잘 추스르고 일상으로 복귀하라는 듯 드넓은 대자연의 품도 응원해마지 않는다.

연극인 강상훈이 김광렬 시인의 ‘제주돌담’을 낭송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연극인 강상훈이 김광렬 시인의 ‘제주돌담’을 낭송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연극인 강상훈의 낭송으로 김광렬의 시 ‘제주돌담’을 감상한다.

색소폰 연주가 최경숙이 ‘첫사랑’을 감미로운 선율로 연주하고 있다.
색소폰 연주가 최경숙이 ‘첫사랑’을 감미로운 선율로 연주하고 있다.

색소폰 연주로 최경숙의 ‘첫사랑’이 묻어온다. 한적하고 그윽한 이곳의 정감만큼이나 아름다운 빛깔로 덧입혀지듯 꿈틀거리는 봄, 이즈음의 수목들이 살짝살짝 들뜬 움직임들조차 느껴지는 5월이 아닌가.

색소폰 연주가 황재성이 굵직한 음색으로 ‘여심’을 연주하며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있다.
색소폰 연주가 황재성이 굵직한 음색으로 ‘여심’을 연주하며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있다.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의미심장한 봄날의 화사함과 맞대결할 만큼, 황재성의 ‘여심’은 굵직한 음색의 색소폰 연주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성악가 윤경희가 ‘사랑’을 열창하며 봄날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성악가 윤경희가 ‘사랑’을 열창하며 봄날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성악가 윤경희의 ‘사랑’ 후반부부터는 합창으로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오래전 어느 부부의 결혼식 때 사내 중창단의 축가로 들려줬던 곡을 새삼스레 다시금 되새기듯 새로이 마주하게 되는 계기다. 이 세상은 우연이 별로 없는 것 같아 보여도 꽤나 있기 마련인가 보다.

‘철새는 날아가고’를 서란영의 팬플룻과 오카리나 연주로 감상한다. 이어서 ‘젊은 그대’도 경쾌하게 연주해준 후 앵콜곡으로 오연준이 부른 ‘바람의 빛깔’까지 동심을 더 음미하는 행운도 얻는다.

그동안은 적잖이 갇혀있던 시공간 속의 크고 작은 상처들조차 어느새 세상사 틈바구니 사이로 초록 눈빛 밝히며 고개 뾰족이 내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람쥐의 쳇바퀴 돌리기처럼 어느새 익숙해져버린 일상이거나, 한갓 볼품없는 흉터들로 남아있지 않기를 바래본다.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oder) 전 독일총리는 돌문화공원을 보고나서 “세계를 위해 보존된 세계문화유산을 보고 갑니다.”

벤 보울러(Benjamin Bowler) 유니티 어스 회장은 “세계적인 특별한 보물인 제주돌문화공원은 유일무이하다.” 극찬하고 떠났다는 곳이다. 우리가 두 발로 딛고 서있던 바로 그 공간 아닌가. 그곳에서 올해의 첫 난장을 마치고 돌아왔다.

이렇듯 외국의 인사들도 극찬하고 돌아간 장소에서 긴 휴지기를 보내듯, 새로이 바람난장의 물꼬를 트고 돌아왔으니 이 또한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법하다.

▲성악=김영곤·윤경희

▲연주봉사단=‘몬딱 어울림’

▲시 낭송=김정희·강상훈

▲색소폰=최경숙·황재성

▲팬플루트=서란영

▲사회=정민자

▲그림=고은

▲사진=허영숙

▲글=고해자

※다음 바람난장은 6월 10일(토) 알뜨르비행장 격납고에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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