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남을 위해 헌신하고, 받은 혜택은 사회에 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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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정은 서울대 의과대학 학장...뇌출혈 수술 세계적 권위자
20년 동안 수술 3000례 넘어...소중한 생명 살리는 데 앞장
'모야모야병' 연구 매진, 세계 최초로 유전적 요인 밝혀내는 공헌
김정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이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는 연건캠퍼스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정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이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는 연건캠퍼스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제주인들은 다방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본지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제주인들의 활약상과 성공사례를 지면을 빌어 소개한다. 【편집자 주】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남을 위해 헌신하는 소명의식을 가져야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누려온 혜택을 사회에 돌려주는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선진 의료교육과 탁월한 진료·연구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의사를 양성하고 있다.

제주 출신 김정은 서울의대 학장(52)은 540여 명의 교수와 2000여 명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이끌어가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교 1~2등의 수재들이 입학하는 서울의대를 졸업한 인재들은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 국립교통재활병원을 비롯해 국내외 유수의 의료기관에 진출, 최상의 진료와 기초 의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김 학장은 “의사는 직업인으로서 많은 돈을 벌고 사회적 지위를 누리기 이전에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리더십을 갖춘 인재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뇌혈관 질환 권위자인 김 학장은 연간 150~200례의 뇌혈관질환 환자를 수술해왔다. 지난 20년 동안 그가 집도한 환자는 3000명이 넘는다.

김 학장에 따르면 뇌동맥류는 뇌동맥에 혹이 생기거나 혈관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가족력과 고혈압 등 여러 요인이 있는데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지주막하출혈로 이어진다.

뇌동맥류는 한번 터지면 또 다시 터질 위험이 매우 높다.

그래서 뇌출혈 환자를 살려내려면 환자의 상태를 신속히 파악하는 ‘독수리의 눈’이 필요하고, ‘사자의 심장’처럼 과감히 수술 방향을 결정한 후 ‘여인의 손’으로 실오라기 같은 1㎜의 터진 혈관을 이어줘야 한다.

뇌출혈 환자를 다루는 신경외과 의사는 혹독하고 오랜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다.

김 학장은 본과 2학년 당시 해부학과 병리학 등 기초의학에 관심에 많았다.

그런데 병리학 연구에만 매진했던 한 의사가 국제학회 참석 차 외국에 가던 중 항공기 안에서 쓰러진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기초연구 의사는 임상 의사와 달리 환자를 직접 살리는 데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됐다.

김 학장은 “연구 의사보다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싶은 의사가 되기를 결심한 이후 내가 가진 재능과 빠른 판단으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뇌질환을 전공하는 신경외과를 선택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김 학장은 ‘모야모야병’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뇌는 살아남기 위해 그 부근에 아지랑이처럼 수많은 비정상적인 가는 혈관을 만들어 피를 공급받는데 이것이 바로 모야모야 혈관이다.

영상 사진을 보면 이 혈관이 담배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양을 보이면서 일본어로 ‘모야모야병’이라 불리게 됐다.

모야모야병은 1969년 일본 의사가 처음 발견했지만, 이 병에 대해 ‘염색체 17번의 RNF213의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세계 최초로 유전적 원인을 밝혀낸 의사가 바로 김정은 학장이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많은 논문이 쏟아져 나왔고, 김 학장은 세계적인 연구자의 반열에 올랐다.

김 학장은 “모야모야병은 한국인과 일본인 등 주로 동아시아인에 한해 나타나는 희귀 뇌혈관 질환”이라며 “일부 발병 원인은 밝혀냈지만, 아직도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재학 시절 제주 출신 학생들과 모이면 ‘한라의 장한 기상 바다로 뻗고~’로 시작되는 ‘제주도의 노래’를 불렀다는 김 학장은 “제주인은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던지 그 조직에서 구성원의 1%에 머물지만 뛰어난 자질과 실력을 발휘하는 만큼, 제주인이라는 자긍심을 항상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김정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이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는 연건캠퍼스 집무실에서 제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정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이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있는 연건캠퍼스 집무실에서 제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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