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에서 예술로 서로를 토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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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돌문화공원(上)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돌문화공원에서 마련된 무대
홍진숙 작가 작품과 어우러진
다양한 무대 눈과 귀가 즐거워
예술로 서로 향한 진심을 전해

 

김정희씨(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이끄는 시놀이팀이 시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김정희씨(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이끄는 시놀이팀이 시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되었던 바람난장이다.

코로나19가 끼친 영향들은 곳곳들에서 그 역량과 반경들로 크게 위축시켜놓고 말았다.

바람난장의 팀원들에게도 덩그러니 헤일 수 없는 여백들로 남겨지고만, 그 장본인이자 주범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분위기를 감지라도 했는지 난장을 펼쳐놓을 작금은 넉살 좋게 햇살도 우리 편인 듯, 멀리까지로 인도하랴 응원마저 한껏 해주는 듯하다.

바람난장 홍진숙 화가의 전시회가 열리는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꾸려지는, 축하도 해주기 위해 겸사겸사 모처럼 갖게 되는 바람난장이다. ‘곶자왈의 숨, 용천수의 꿈이란 타이틀로 열아홉 회를 맞이하여 규모 있는 전시회를 갖는 곳에서 펼쳐놓는 바람난장이 아닌가.

 

정민자 회장이 바람난장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민자 회장이 바람난장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진숙 화가의 무게감 있는 인사말의 일부이다. “. 제주의 200여 군데 용천수의 곳곳들을 찾아다니며 탐사한 후 일궈낸 알토란같은 작품들입니다.”를 특히 힘주어 강조하면서 가볍게 마련한 전시회가 결코 아님을 강조하듯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바람처럼 왔다가/ 사나흘 살더라도// 피우리라,/ 꽃 피우리라/ 물관부로 실어 나르던// 저것 봐/ 바람꽃 한 송이/ 얼린 손 내미는 거// 어제 놓아버린/ 핏줄 마른 다짐들이// 또다시 / 꽃 앞에서 / 속수무책 무너지고// 게으른 발자국 털며/ 출렁이며 오는 봄//

-장영춘 시인의 , 엿보다시조 전문

, 엿보다장영춘 시인의 시조 전문이다.

김정희 시인의 시낭송 순서로 사나흘 살더라도 피우리라는 시 구절의 의미심장함이 무대로 한껏 번져나며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더욱 몰입되도록 이끌고 만다.

돌문화공원은 전신이던 아라동의 목석원이 환골탈퇴하며 비로소 재탄생한 격이다.

우리 집의 큰 아이도 중학생 때까지 당시 아라동 아파트 단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지내던 공간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친가와 가까워진 공간으로 이사한 터다.

학창시절을 다 마치자, 제주를 떠나 객지 생활을 줄곧 하는 중인데 지금은 어느덧 저 또한 아주 까마득한 장소쯤으로나 자리매김 되어가나 보다.

당시엔 아라동 아파트 단지만 조금 벗어나면자주 마주하게 되던 목석원이였는 데, 그 존재나 규모면 등에서 일취월장하듯 격상 중의 격상을 이루고도 남은 터다.

소박하던 그곳의 입지를 깡그리 지워낸 것을 보면 큰 아이가 그곳 공간에 대한 관심의 척도 또한 간파하게 되기 때문이다.

깜빡깜빡 지워내기를 곧잘 이행하고 마는 요즘의 나또한 다름없이 사적인 사유 등에서 유난히 더 자유로워질 수밖에 없다. 자주 옛일을 소환해보거나 운동 반경을 확장시키려고 나름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참으로 유한한 데, 돌은 탄생 이후의 보관 정도이거나 관리의 정도에 따라서는 그 생명이 영구적이기도 하기에 참 부럽기도 한 족속이다.

이곳 돌문화공원 전시장으로 초대된 돌들, 명작품들 또한 이보다 더한 값진 대우를 어디에서나 기대할 수나 있을까.

제주의 돌들은 저 홀로 있거나 거대한 무리로 함께 있거나 그 의미가 더해진다.

그곳엔 담쟁이 넝쿨이 자연스레 벗이 되어 이웃사촌이 되거나 한 가족이 된다면 더더욱 정겹다.

어디에서건 더불어 깃들어 사는 곳곳들에서는 따뜻함과 안정감이 더 흘러넘친다.

어쩌다 마주하게 되는 절망 앞에서도 이웃 간에 마음을 나누다보면 어느새 그 무게는 희석되어 절로 가벼워진다.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황재성씨.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황재성씨.

우리의 삶 또한 촘촘히 어우러질수록 따뜻함은 배가 되고 더욱 돈독해지는 까닭이다. 반대로 그 망들이 희석될수록 그 온도는 미미해지기 마련이고 곧잘 냉기마저 끼어들기도 한다.

제주살이 2년차라고 자진 고백하고 마는 출연진 황재성님의 굵직한 색소폰 연주로 여심낙엽이 지는데곡으로 무대가 이어진다.

아직은 모름지기 입도 2년차의 반경으로서는 발 딛는 곳곳들마다 설렘이 가득 서려있을지 모를 행보다. 그런 걸음들의 연속일 테다.

 

소금과 건반 연주자 전병규(사진 왼쪽), 현희순씨.
소금과 건반 연주자 전병규(사진 왼쪽), 현희순씨.

부부가 늘 명콤비의 모범으로 움직이는 전병규와 현희순 팀은 함께 움직이는 동선이거나 동행으로 오래 전부터 각인이 된 터다.

 

팬플루트을 연주하고 있는 서란영씨.
팬플루트을 연주하고 있는 서란영씨.

팬플룻 연주자로서 서란영의 라라라황야의 무법자앵콜곡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까지 경쾌하게 연주된다.

마지막 무대 순서로 난장이 끝날 무렵인지라 트레몰로주법으로 막간의 흥을 더 한껏 되살려주는 그 몰입과 배려가 역력히 서려있다 우러나온다.

주 무대 뒤로 떡하니 자리한 대형 곶자왈 풍경 전시작품 또한 줄곧 난장의 동선을 지켜 바라봐준 터다. 더더욱 초록빛의 안정감과 충만함으로 역시 무대의 흥을 살려주느라 무척 애를 써준 듯 동행이란 뜻의 그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우리의 인생살이도 지구처럼 둥글게, 모나지 않고 잘 돌아가야만 순환이 잘 될 것이 아니겠는가. 코로나19로 적잖이 묶였던 시간들조차 헛되지 않도록 되돌아보며 앞날의 설계를 더 촘촘하게 해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연말연시를 코앞에 둔 터다.

 

 

소금·건반=전병규, 현희순

성악=김영곤

시낭송=김정희와 시놀이

색소폰=황재성

팬플루트=-서란영

사회=정민자

=고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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