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낭만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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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돌문화공원(下)
홍진숙 화가 기획전과 맞물려
시 낭송 등 다양한 무대 펼쳐져
진정성 가득 울림이 감동 전해
그 간의 행보 돌아보며 새 다짐
이번 바람난장은 내년 1월 29일까지 홍진숙 작가의 ‘곶자왈의 숨, 용천수의 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돌문화공원에서 펼쳐졌다. 홍진숙 作, ‘오백장군의 노래’.
이번 바람난장은 내년 1월 29일까지 홍진숙 작가의 ‘곶자왈의 숨, 용천수의 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돌문화공원에서 펼쳐졌다. 홍진숙 作, ‘오백장군의 노래’.

홍진숙 화가의 곶자왈의 숨, 용천수의 꿈기획전시가 열리는 전시장으로 사람들이 찾아온다.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가 웅성거리며 채워진다. 기분좋은 웅성거림이다. 용천수의 맑은 물소리처럼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회를 진행 중인 연극인 정민자 난장 대표가 문순자 시인의 시조 호랑가시나무, 겨울낭송으로 막을 연다.

 

차라리 체불인생이라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바다 곁에 문을 연 24시 해장국집/ 설에도 고향에 못간 어선 몇 척 떠돈다

그런 풍경이듯 또 그렇게 섞여 살면/ 돈 걱정 여자걱정 펄펄 끓는 뚝배기/ 욱하면 뱃사람 근성 가시처럼 뱉어낸다.

뭍에 당도하면 오히려 멀미난다./ 겨울에도 낙엽 한 장 떨궈내지 못하는/ 세상은 무슨 연유로 바다처럼 취하는가.

때로는 전봇대가 십자가로 보인다/ 외길을 지고 가던 산 하나 가뭇 저물면/ 저보다 먼저 온 눈발, 빨간 열매 건넨다.

-문순자 시인의  ‘호랑가시나무, 겨울’ 전문

 

겨울의 쓸쓸함과 따뜻함이 어우러진다. 우리의 겨울은 어떤가 돌아본다.

정민자 대표의 시낭송이 추운겨울 해장국처럼 우리의 마음을 달래준다.

곶자왈의 숨, 용천수의꿈전시는 홍진숙 화가의 열 아홉번째 기획 전시다. 홍진숙 화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제주도내 용천수가 있는 곳 200곳을다녀왔다고 한다.

그동안에도 제주신화와 자연에 관심을 갖고 작품 활동을 해 오던 홍진숙 작가는 이번 전시에 제주인의 삶이 녹아있는 용천수와 제주인의 생명의 보고인 곶자왈을 답사해 담아냈다.

2020섬을 걷는 시간전시와 2021탐라순력을 거니는 시간전시가 올해 작업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바람난장이 펼쳐지는 내내 마치 곶자왈 이곳 저곳을 걸어보는 시간 속에 있는 착각을 일으켰다. 용천수를 탐방하면서 작가는 제주도를 솟아나는 물의 섬이라고했다.

홍진숙 작품전 곶자왈의 숨, 용천수의 꿈을 잠시 감상해보기로 한다.

갤러리에 붙은 용천수 200곳의 이름들을 유심히 보았다.

이름들이 곱다. 제주사람들이 지은 이름이라서 친근했다.

그림 속 용천수 하나 하나 돌아보았다. 직접 가서 보는 것처럼 뿌듯했다. 하지만 900여 곳의 용천수가 삼분의 일 정도가 사라져 지금은 600여 곳이 남아 있을 뿐이다.

‘2022 제주도 산물 지도는 제주도 그 자체이며 숨골이며 우리를 지탱하는 꿈처럼 마을마다 골고루 뻗어 있다.

오백장군 갤러리 안에 바람난장이 진행되는동안 흘러 넘치는 물소리는 우리를 살리는 희망의 소리였다.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닿을 수록 변해가는 곶자왈과 용천수를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놔두는 것이야말로 살리는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즉석 시 곶자왈 난장전문을 싣는다.

 

곶자왈에서  봄을 본다 깨어나 일어난다숨을 쉰다

저 밑에서  이어지며 혈관처럼  얽혀  숨을 먹고

다시  땅 속으로  돌아가다 다시 돌아 오는 숨

태고에 별은 산 아래로 내리고 온 숲 휘감는 여인의 향기 오백장군 갤러리  난장은 어깨동무하고 노래 불렀다

곶자왈엔 여인이 산다

-김정희 시인의 ‘곶자왈 난장’ 전문

 

이번 난장에 참여한 작가들이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단체사진을 남기고 있다.
이번 난장에 참여한 작가들이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단체사진을 남기고 있다.

 

난장은 각자의 자리에서 그 자리를 채운다.

전병규, 현희순의 소금 연주와 키보드 반주로 기찻길 옆 작은 꽃들’, 전병규 자작곡인 노을연주에 앞서 산조는 치는 소리가 있다고 특별히 강조해주시는 연주가의 배려담긴 해설을 한다.

성탄절이 머지않다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선사한다.

성탄절 노래도 소금 연주로 들어 본다.

우리의 정서에 맞았는지 듣기에 좋다.

항상 온화하게 웃어주는 전병규, 현희순 부부의 연주는 언제나 달달하다.

바람난장이 아니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난장을 펼치는 동안 편안하게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허영숙 사진 작가는 오늘도 우도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막배를 타기 위해 서두르는 허영숙 작가는 우도에서 나오는 일도 들어가는 일도 잘 지켜야 집으로 갈 수 있다.

모든 시간 중에 첫 번째 순서에 바람난장을 놓고 있다. 바람난장을 펼치는 동안의 모습들을 앵글에 담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일 년간 바람난장을 뒤돌아본다. 그래도 잘 해왔다.

오승철 시인, 김해곤 화가, 황경수 교수, 정민자 연극인까지 전 대표들의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며 소금 연주와 반주를 해주시는 전병규, 현희순, 시낭송 퍼포먼스를 해주는 김정희와 시놀이 이정아, 이혜정, 장순자 시낭송가, 색소폰 연주 황재성, 팬플루트 연주를 위해 도움 주시고 연주를 해주신 서란영 부부와 바람난장을 함께 해주신 예술가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2023년에는 바람난장의 대표로 활동하게 됐다. 2023년 바람난장을 준비해야겠다.

그래도 누군가는 바람난장을 펼치고 누군가는 어울려 웃고 떠들 것이다. 2023년도 쭉 이어갈 바람난장 기대해 주시라.

홍진숙 화가의 전시회 곶자왈의 숨, 용천수의 꿈은 제주돌문화 공원 오백장군갤러리 1-5 전시실에서 내년 129일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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