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에 예술의 여운이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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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아롱 아롱 청굴물 위에 시와 음악이 흐르다(下)

파란눈 소녀의 눈동자 닮은 샘물 
그 위로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

드론과 함께한 환경보호 활동에
바다가 시원하다는 듯 깨어난다
고은 작가의 작품 ‘청굴물’. 굴물의 모습을 장지에 분채로 채색 작업한 작품이다. 청굴물은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용천수를 일컫는 말이다.
고은 작가의 작품 ‘청굴물’. 굴물의 모습을 장지에 분채로 채색 작업한 작품이다. 청굴물은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용천수를 일컫는 말이다.

서란영 팬플루트 연주가의 무대다. Panflute는 고전적인 신화시대에서 양떼를 몰고가는 반수신 팬 신이 불었던 시링크스(Syrinx)라는 악기가 조금 발전된 악기라고 하는데, 악기의 이름은 대륙마다 다르게 불려지고 있다. 유럽 대륙에서는 ‘Panflute’라 불려지고 영어권에서는 ‘Panpipe’, 중국에서는 ‘파이샤오’, 페루에서는 ‘얀타라’, 에콰도르 지역에서는 ‘론다도르’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가달카날’로 불려진다.<네이버 지식인 참조>

서란영 팬플루트 연주가의 연주 모습.
서란영 팬플루트 연주가의 연주 모습.

서란영님은 팬플루트는 페루의 전통악기라고 할 만큼 페루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오래전 에콰도르 출신의 팬플루트 연주자로 알려지 레오 로하스의 연주를 영상으로 보면서 팬플루트의 소리에 매료된 적이 있다. 페루 안데스 산맥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El Condor Pasa(철새는 날아가고)였다. 연주자의 복장과 청아한 음색이 자연의 웅장함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서란영 연주가의 복장도 만만치 않다. 청바지와 청자켓을 입고 빨간 모자를 쓰니 서부극의 주인공 같았다. ‘친구여’ 노래를 멋들어지게 연주했다. 두 번째 곡 컨트리로드가 흐른다. 관객들은 흥얼흥얼 따라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곡이 흐르는 동안 파도의 물결이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는 듯했다. 


 다음은 김순란 시인의 ‘파도의 흔적’을 낭송가 이혜정님이 낭송했다.  

 

바다는 파도를 사로잡으며 울부짖는데
파도는 다만
알작지를 찾아 밤새 사랑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갈매기가 파도에 다가와
바다의 간절함을 하소연 했건만
파도는 들을 듯 만 듯 고개만 살랑거리고

밤새 알작지 주변을 맴돌 뿐이다.

바다가 시쳐 스러지고
갈매기는 날아가 버렸다
날이 밝아오고
알작지는 멀어져 갔다

모두가 떠나버린 것을 알아버린 파도
작열하는 한낮의 햇살을 피해 보지만
그것은 다만 조그만 몸부림에 지날뿐

밤새 어루만지던 알작지엔
허연 소금기만 짭조름하니 얼룩으로 남아있다. 

 


하얀 배 한 척이 유유히 지나간다. 드론도 주변을 호위하듯 천천히 주변을 돌고 있다.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풍차가 돌아가고 정자가 보이고 검은 바위들도 숨죽여 시와 음악을  듣는다. 


치열하게 사랑했던 자리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사랑의 흔적은 상처일까, 추억일까, 아른거리다 사라지는 아지랑이일까 이슬방울일까. 그 어떤 것이어도 좋다. 사랑했었으므로 행복했으면 그만 아닌가. 우리가 떠난 자리에는 무엇이 남을까. 청굴물은 우리의 목소리를, 음악소리를 심장 깊이 간직할까? 아무래도 좋다. 우리가 오늘 청굴물을 사랑한 그것으로 족하다. 


마지막 연주는 동요 ‘바닷가에서’를 연주했다.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후략-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불렀던 때가 아득하다. 바닷가에 왔노라. 청굴물과 바다를 사랑하였노라, 그들을 노래하였노라. 수평선을 향하여 크게 외치고 싶은 오늘이다. 


관객시 낭송은 김신자의 ‘하도리 숨비기꽃’을 한 소절씩 낭송했다. 

최경석 제주드론협회 부회장.
최경석 제주드론협회 부회장.

다음은 제주드론협회 최경석 부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바람난장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는 말씀과 함께 제주드론협회를 소개했다. 정회원은 2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관심있는 분들은 60여 명 정도 된다고 했다. 제주도민들을 대상으로 드론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기도 하고 종종 바다와 산으로 가서 환경정화 활동도 한다고 했다. 드론의 눈은 우리가 닿지 않는 곳의 쓰레기도 발견할 수가 있다. 그런 곳을 회원들이 찾아가서 치운다고 했다. 드론은 이처럼 환경수호대 역할도 하고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기능들이 있다. 처음 드론은 군사용으로 주로 쓰였지만, 현재는 군사용 뿐 아니라 기업, 미디어, 개인을 위한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가파도에 드론을 이용한 택배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가파도에는 택배 배송이 되지 않았는데, 제주도청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와 가파도 선착장에 드론 배송 거점 2곳을 조성, 드론 택배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한 걸로 알고 있다.

 
연주가 끝나고 드디어 드론과 함께하는 환경보호 활동이 시작되었다. 모두가 장갑을 끼고 청굴물 주변에 떠밀려온 해양 쓰레기들을 주웠다. 드론협회 회원들도 드론이 움직이는 곳을 따라 가면서 쓰레기를 주웠다. 주로 비닐, 빈병, 그물 쪼가리 등이 었다. 점점 심해지는 해양 쓰레기의 문제를 생각하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청굴물도 반쯤 옷을 벗었다. 물에 잠겼던 벽이 드러났다. 벽에는 푸른 이끼가 바닷물을 머금은채 부스스 깨어난다. 물이 너무 맑아서 돌 층계며 바닥의 모래알까지 바닥까지 환히 보인다. 파란눈을 가진 소녀의 맑은 눈동자처럼 반짝이는 샘물, 청굴물이여 안녕.   
                          글=김순신(수필가·동백문학회 회장)

▲사회=김정희 ▲시낭송=김정희, 이정아, 이혜정 ▲팬플루트=서란영 ▲참여작가=조선희, 이창선, 김순신 ▲사진=홍예 ▲음향=장병일 ▲제주드론협회 회원 ▲총감독=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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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마루 2023-11-23 18:15:42
제주의 환경과 예술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행사네요!
주관 하신분들 고생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