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발판 삼아 제주에 인재 육성 환경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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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 아카데미] 9. 오경수 제주스타트업협회 고문

미래산업 가능성 보는 안목 중요
아이디어·투자 유치·타이밍 등 핵심
제주 스타트업, 펀드 조성·인프라 
지원·제약 해소 등  육성 정책  필요

지난 8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일보 주최로 열린 ‘제주人 아카데미’ 9차 강좌 강사로 나선 오경수 제주스타트업협회 고문은 스타트업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훌륭한 인재, 넉넉한 자본에 시기적절한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 요소를 모두 갖추고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거의 없는 만큼 기업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대학교 등 각계각층의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8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인 아카데미 9차 강좌에서 오경수 제주스타트업협회 고문이 ‘지역 커뮤니티가 뒷받침하는 제주 스타트업들의 도전!’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지난 8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인 아카데미 9차 강좌에서 오경수 제주스타트업협회 고문이 ‘지역 커뮤니티가 뒷받침하는 제주 스타트업들의 도전!’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스타트업의 선순환 구조는
오경수 고문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장+사람+자본+기술’에 ‘커뮤니티’가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창업→성장→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오 고문은 선순환 구조 모범사례로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된 제주 기업 ‘㈜컨텍’을 소개했다.

컨텍은 우주지상국 데이터의 송·수신 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 스타트업으로, 제주특별자치도의 출연금을 재원으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시드머니(종잣돈)를 투자받았다.

컨텍이 코스닥에 상장되며 투자에 성공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투자금의 20배 정도를 돌려받았고, 좋은 기업들을 발굴해 다시 재투자하고 있다.

오 고문은 빈집을 장기 임대한 뒤 리모델링해 공유숙박업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다자요’도 선순환 구조의 모범사례로 꼽았다.

오 고문은 “리모델링한 숙박업소에 LG전자가 무상 제공한 세탁기를 비치해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만족한 고객이 세탁기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다자요도 좋고, 대기업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사회 공헌활동을 하도록 한 경영 전략이 성공한 사례”라고 말했다. 

▲성공 요소는?…핵심은 타이밍
오 고문은 스타트업 성공 요소로 아이디어, 팀, 수익모델, 투자 유치, 타이밍 등 크게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이 중 타이밍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훌륭한 아이디어와 인재, 넉넉한 자본이 있어도 타이밍을 놓치면 아무리 좋은 기술이어도 ‘구닥다리’ 취급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 고문은 “자율주행이나 전기차 배터리 활용,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신경 써서 미리 개발하지 않으면 금방 ‘레드오션’에 빠지게 된다. 이후에는 들어가 봐야 승산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3년 뒤, 5년 뒤 미래산업이 어떻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내다보는 안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기심 있는 눈, 변화를 읽는 눈을 통해 시장 상황을 잘 예측하고, 뛰어난 인재 확보 능력과 이타적인 성향, 내가 왜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는지를 늘 생각하고 고민하는 이들이 많이 포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 8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인 아카데미 9차 강좌에서 오경수 제주스타트업협회 고문이 ‘지역 커뮤니티가 뒷받침하는 제주 스타트업들의 도전!’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고봉수 기자
오경수 제주스타트업협회 고문의 강연을 듣고 있는 청중들. 고봉수 기자

▲강한 커뮤니티 형성 필요
오 고문은 스타트업은 대규모 자본과 훌륭한 인재 및 기술, 좋은 시장을 가진 상황에서 태어나는 기업이 아니면 어린 싹이 커 열매를 맺기 전에 꺾이는 것처럼 빛을 못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과의 커뮤니티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주는 큰 기업이 없는 데다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커뮤니티가 상대적으로 약해 네트워크도 떨어지고,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오 고문은 “수도권에서는 대학원을 나온 사람이 아닌, 직장 생활을 10년 이내 한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갖고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에서는 출근 전에 참여할 수 있는 아침 조찬 스터디나 세미나 등이 자주 열려 많은 사람이 유용한 정보도 얻고, 인적 네트워크도 형성하는데 제주에는 그런 기회가 적은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이어 “미래산업과 경쟁 우위 산업에 대해 연구하고 논의하는 정보 교류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며 “우수한 사람을 제주에 초빙해 포럼을 개최하는 등의 노력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오 고문은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등에서 인재 육성을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하고, 인재가 없다면 서울에 많이 가 있는 제주 출신 인재들을 다시 어떻게 데려올지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사람에게 투자해야
오 고문은 사업을 보고 투자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업에 약점이 있더라도 사람이 잠재력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오 고문은 “사업에 실패했다고 투자한 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결정력과 실행력이 있으면 실패를 자산으로 다시 도전해 사업 모델을 전환함으로써 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은 그 사람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꿈을 주는 것”이라며 “투자를 하면 단순히 돈을 먹는 것이 아니고, 인재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해도, 실패를 딛고 일어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계각층 지원 절실
오 고문은 삼성 근무 당시 삼성그룹 정보보호 전문 회사인 씨큐아이를 만들었다.

삼성에서 자금을 지원해 주고, 40여 명의 훌륭한 인재도 있었지만, 1년이 지나도 매출과 이익은 저조했다.

오 고문은 당시 스트레스와 갈등, 고민 등으로 이빨이 많이 빠져 1년 치 연봉을 임플란트 하는데 썼다고 한다. 그만큼 스타트업 체계가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오 고문은 각계각층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스타트업은 거의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출자·출연기관 등이 협업해야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 스타트업에 현재 필요한 것들로 △제주투자펀드 및 지역매칭펀드 조성 △규제샌드박스 및 규제 개선 기업 지원 △도외 인재 채용 시 인프라(워케이션·행복주택 등) 지원 △스타트업 공간 확대 및 이용 제약 해소 △스타트업 육성 지원(지원금·투자) 기관 유치 △대학·출연기관 등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육성 등을 제시했다. 

오 고문은 “민·관·학·연이 모여 미래산업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도 있어야 하고, 제주경제인연합회 회원사와 서울 등의 제주 출신 기업인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인재 확보와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업들은 대부분 스타트업에 대해 잘 모르고, 정보도 많이 없다”며 “스타트업과 그 기업의 사업, 투자하면 세제 혜택이 있다는 점 등을 지자체와 출자·출연기관, 상공회의소 등이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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